작품 컨셉, 캐릭터, 내용 면까지 철두철미하게 '공격적'인 스탠스로 달려나간 감이 있는 <가면라이더 가이무>. 그것이야말로 본 작품의 의도라는 점은, 특촬 히어로물 테두리의 바깥에서 메인라이터를 구한 점에서 분명해진다. 그래서, <가이무>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각본가 우로부치 겐과, 우로부치에게 헤이세이 라이더 시리즈의 변혁/원점회귀를 요청한 토에이 프로듀서 타케베 나오미가 지난 1년간의 도전을 돌아본다.
취재/구성: 오구로 슈이치
──일단 1년간 수고하셨습니다.
우로부치아니─정말로, 마지막까지 갈아치우지 않고 맡겨 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도중에 교대한다거나 증원이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타케베그럴 리가요, 도중에 교대라니 그런 이야기는 나온 적도 없어요!
우로부치역시 지금까지 작업해 온 애니메이션과는 굉장히 달라서, 마지막까지 계속할 수만 있어도 대승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스케쥴적인 면에서, 애니메이션과 비교해서 굉장히 시간이 빠듯해서.
타케베우로부치 씨께서 곧잘 "그래서, 이번 대본은 언제까지 드리면 될까요?"라고 물어오셨는데, "방송은 매주 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쭉 이 페이스(2주에 2권)로 갑니다" 라고 말씀드렸었죠(일동 웃음). <가이무>는 이래봬도 평년보다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애니메이션 현장에서는 '2년 전부터 하고 있어' 식인 경우도 있다니 짐작도 안 가네요.
우로부치저희 쪽이야, 대체로 작품은 성우가 이것저것 할 때쯤이면 이미 각본에 뭘 썼었는지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일동 웃음)
타케베이쪽은 반대로, 요번에 써 주신 게 오늘부터 촬영 들어갑니다, 같은 느낌이니까요.
우로부치결국 하가네야(진: 니트로플러스 각본가, 가이무 서브각본)와 2인 체제가 되어 버렸죠.
타케베우로부치 씨에게 있어서는, 방송된 분량을 보면서 집필을 한다는 경험을 하게 되셨네요.
우로부치그 덕에 쓰면서 변해가는 캐릭터도 있었으니까요.
──큰 흐름은 처음에 정해져 있었다는 말씀을 이전에 들었습니다만, 반대로 도중에 변한 부분은 없었을까요?
타케베오버로드는 처음에는 없었습니다.
우로부치그렇게 적극적으로 말을 한다거나 하는 존재로 만들려고는 생각하지 않았었죠. 그 '오버로드편'에 대응하는 파트는 완충재라고 할까, 뭔가 일이 있으면 그 부분에서 조정을 보려고 했는데, 청룡 괴인(청룡 인베스)의 디자인이 올라온 걸 보고 높은 지성을 가진 존재가 있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10화 정도 시점에서 "그럼, 말하는 놈들은 몇 명 출연시킬까요?" 같은 이야기가 나왔죠. ……그런데, '먼저 결말을 정하고 만든다'는 게 그렇게 드문 방식입니까?
타케베대체로 '두루뭉실' 정도는 결정되어 있어도 최종적인 결과는 만들면서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2화 완결 체제가 아닌 작품도 이야기를 쌓아나가면서 캐릭터가 변화하거나 복선이 깔리거나 하는 경우는 흔치 않거든요. 반대로 말하면, 이런 제작방식으로 지금까지 잘 흘러온 건 굉장한 신뢰관계의 결과물이라는 거죠. 현장의 미술팀도 굉장히 작업이 빠르고, '이런 게 좋겠다'라고 하자마자 금세 형태가 나오기도 하고요. 그렇게 모든 분야의 직원이 그 당시의 최고의 결과물을 짜내서 그것이 혼연일체로 합쳐진 것이 '헤이세이 라이더'라는 작품이구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로부치실제 현장은 그렇게까지 대 핀치 상태였나요?
타케베아니, 그렇지만도 않아요. 오히려 어려운 점이라면 대사나 장면이 길다는 것 정도고(일동 웃음). 감독님은 다들 대 베테랑이시니까, 각본 치기(※ホン打ち: 각본이 나온 이후 각본가와 관계자가 참여하는 수정 작업)에서도 딱히 세세한 말씀은 하지 않으셨잖아요?
우로부치예, 그랬었죠.
타케베모로타(사토시) 감독님이나 시바사키(타카유키) 감독님은 비교적 세세한 부분까지 질문해오시는 타입이었지만, 이시다(히데노리) 감독님이나 카네다(오사무) 감독님은 별 말씀을 안 하셨죠. 요컨대 "뭐가 오든 나는 찍어 주마!" 라는 프라이드 같은 게 있으신 걸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면 긴 대사나 장면은 각 감독님이 공부를 해서 시청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촬영해 주시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 금년은 '한 걸음 위의 스테이지'에 다다른 게 아닐까 하는 기분이 드네요.
우로부치저도 <가이무>를 통해서 대사를 짧게 만드는 테크닉을 많이 체득한 기분이 듭니다. 이건 앞으로의 일에서도 살려가고 싶다고 생각하고요.
타케베애니메이션의 성우님들은 말하는 일의 전문가시고, 특별히 우로부치 씨의 작품에 모인 분들께서는 그 중에서도 정상급이시니까요. 그런 분들을 대상으로라면 긴 대사도 괜찮겠지만요. 게다가, 용어에 있어서도 "'헬헤임'이라거나 '이그드라실'은 뭔가요?"라고 물으니 우로부치 씨가 "상식입니다"라고 받아치셔서(일동 웃음).
──북구신화 등은 애니메이션에서는 의외로 자주 쓰이는 모티프니까요.
타케베지금까지 저희가 얼마나 다른 세계에서 매사를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실감했습니다.
우로부치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부분이 많아서, 그 때문에 현장에 굉장히 무리한 부담이 돌아가지 않았을까 하고, 도중부터 조마조마해지더군요.
타케베예를 들면, '사람이 없는 거리'나 '미사일'이 어렵다거나는 있었지만, 등장하는 물건 같은 부분은 특별히 무리하게 써 주시진 않으셨어요. 고생이라고 하면, 맨 처음에 우로부치 씨께서 "댄스로 갑시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타사키(류타) 감독님과 "익숙하지 않은 분야인데~~!" 한 적은 있지만요. 그리고, 코우타가 오버로드가 되어 여행을 떠난다, 는 부분도 이시다 감독님과 "실사로는 어려운 부분인데~~!" 하고 (일동 웃음). 그래도, 거기서 "못 합니다"라고 말해 버리면 거기서 끝이잖아요. 그러면 아무것도 완성하지 못하게 되니까, 스탭 여러분께는 "어떻게든 형태를 내 보자"라고 이야기했어요. 예를 들면 종반인 40화 언저리에 나오는 료마의 연구실은, 사실은 주방입니다. 거기에 마이를 재워 두고, 나머지는 전부 꾸밈(세트장식)으로 그럴듯하게 보이게 만들었죠. 그곳은 촬영이 두 번으로 나누어져서 투입되는 장면이어서 특히 곤란했었죠. 하지만 그렇게 결과물을 만들어낼 역량이 있는 스탭 인원이 있었고, 좀처럼 기존의 텔레비전 실사에서는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에 도전한다는 의미로, 굉장히 보람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람은 변할 수 있어" 라는 말
──우로부치 씨라고 하면, 헤이세이 라이더 작품의 팬이시라는 점도 유명한데, 지금까지 맡아오신 작품들 안에도 애정이나 리스펙트를 담고 계시죠.
우로부치예. 하지만 이렇게 일 년간 얽혀서 내막을 알고 나니 지금은 <가면라이더 드라이브>를 솔직한 심정으로는 마냥 즐기기 어려워졌네요 (일동 웃음).
타케베바깥에서 봤을 땐 즐거워 보이셨나요?
우로부치매년 새로운 작품이 시작될 때는 "햣하─!"라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만, 이제는 "아─ 이 차는 촬영장까지 운반됐겠군!" 이라거나, "우와, 어려운 짓을 저지르고 있어! 돈이 날아간다!" 라거나 (일동 폭소)
타케베<가이무>때에는 "이 이상은 예산 사정으로 라이더는 못 냅니다"같은 이야기도 나오고 말았었으니까요. 내막을 알아 버리면 꿈이 날아가는 일도 있을 수 있겠네요.
──외부에서의 요구나, 반대로 규제 같은 것으로 고생하신 부분은 없으신가요?
우로부치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상정했던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타케베보통이라면 더는 새 폼이 나오지 않을 시기에 요모츠헤구리 암즈를 등장시킨 것도 순조롭게 진행됐었죠. 완구에 관해서도 굉장한 호조여서, 록시드가 꽤 평가가 좋았고, 더불어 게네시스드라이버와 피규어는 매상이 기록적이었다고 들어서… 특히 게네시스드라이버는 2호라이더적인 포지션의 아이템이 그렇게까지 팔린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점도 있어서, 요모츠헤구리도 "모처럼이니까 록시드도 냅시다!" 같은 분위기로. 심지어 딱 2화 등장하고 생명을 빼앗는 무서운 자물쇠인데도 "굉장히 호평"이라고 들었습니다(웃음)
우로부치아머드 라이더에 대해서는, 고생한 부분은 초반 중에서도 초반 때였죠. "후르츠? 오렌지? 이걸 어쩐다?" 하고(웃음). 하지만, 일단 시작하고 보니 후르츠라는 점에 위화감도 없었고, 새로운 캐릭터들도 꽤 마음에 들게 되었습니다. 브라보라거나.
타케베바론이 레몬에너지 암즈가 되는 것도 예정에 없었어요.
우로부치하지만 가이무만 점점 파워업해 가는데, 바론은 아무것도 없는 거냐! 라는 생각이 들게 되잖습니까(웃음). 그래서 어떻게든 파워업시켜 주고 싶었습니다.
타케베요모츠헤구리 암즈도, 류겐도 파워업시키고 싶다는 우로부치 씨의 요청이었습니다. 수트의 구조가 본체에 덮어씌우는 형태라서 다행이었죠. 벨트도 옆에 플레이트를 교환하는 것만으로 바꿀 수 있고 해서, 통째로 새로 만들 필요가 없으니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요모츠헤구리는, 꽤 짧은 시간에 재미있는 디자인이 완성되었었죠.
──다소 자극적인 전개나 표현도 있었습니다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로부치방송되는 시간대의 영향도 있겠습니다만,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솔직히 놀라기도 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면 TV 방송국 측에서 뭔가 말을 듣는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으니까요.
타케베역시 일요일 아침이라는 시간대에 구애되는 부분이 크죠. 하지만 하세가 인베스가 되어서 목숨을 잃는 전개는, 처음부터 이야기의 구조로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OK였습니다. 물론 화려하게 피가 나거나 하게 만들지는 않고, 종반부에 마이가 수술을 당하는 장면도, "시신의 얼굴은 깨끗하게 해 주십시오"라거나, 그런 부분은 신경을 썼습니다.
──기본적으로 하드한 노선은, 물론 노림수셨겠죠?
타케베헤이세이 라이더랄까, 특히 <가면라이더 더블> 이래로, 가정에서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서 세간에 정립되어 오는 일면으로, 이대로라면 시리즈 그 자체가 용두사미식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위기감을 안고 있었습니다. 너무 수세로 들어가지 않아도 되잖아? 하고.
우로부치"공격적인 이야기"로 가고 싶다는 말은 제게도 하셨습니다. 뭐, 이게 질 싸움이었다면 일이 굴러가지 않았겠지만(웃음), 상업적으로 성과를 남겼다는 점도 포함해서, 마지막까지 공격적인 이야기로서 완주했다는 점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죠.
타케베완구 매상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배우의 인기도 높아졌습니다. 파이널스테이지에도 관객분들께서 굉장히 많이 와 주셨고요. <가이무>는 깊은 팬 분들이 많고 말이죠?
──깊은 캐릭터가 많았으니까요.
타케베저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만, 우로부치 씨께서는 그런 심도있는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해내셨나요?
우로부치<가이무>는 앞서도 약간 말씀드렸지만 써나가면서 그렇게 되어 간 캐릭터가 많습니다. 특히 센고쿠 료마라거나. 예전에도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만, 연기를 보고 캐릭터가 바뀌는 것은 애니메이션에서도 경험은 있지만 실사의 경우에는 그 폭이 굉장히 큽니다.
타케베그리고 개성적인 대사도 많은데, 그걸 어떻게 떠올리시는지 궁금했습니다. 순서대로 쓰는 흐름에서 나오는지, 아니면 먼저 문구 같은 것이 나오는지.
우로부치"이건 꼭 말하게 만들자"라고 생각하고 쭉 마음에 두었던 대사도 있지만, 쓰다 보니 튀어나온 것도 있어서, 때에 따라 다르네요.
타케베우로부치 씨의 생각이나 고민이 응축되어 있다고 느껴지는 대사가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들 하는 말이 마냥 허튼소리는 아니라는 게 재미있었어요. 료마도 그렇고, 카이토도…….
우로부치엑센트릭할(※괴짜일) 뿐이고 말이죠(웃음)
타케베예전에 캐스트 분들과 같이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만, 그때 "(시청자는) 자신을 투영하면서 즐겨 주시지 않을까요?"라는 말에 반박으로, "아니, 독특한 캐릭터들뿐이니까 자기투영을 할 수가 없다구요!"라는 말이 나온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면서 "어떻게 돌아가려나, 두근두근" 하는 게 <가이무>이려나 생각했었죠.
──시청하는 입장으로서는 자기투영이라기보다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반드시 하나는 있다는 인상이었습니다. 단순한 선악 두 축의 대립이 아니라, 각자의 입장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주장을 부딪혀나가서, 어른들은 의외로 시드 같은 캐릭터에 공감하거나 하기도.
타케베각자가 옳다고 여기는 말을 함으로써 캐릭터가 살아나고, 싸우는 이유도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여러 명의 라이더라는 점이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었습니다만, 저는 이번 작품에서 "음─여기서 굳이 안 싸워도 괜찮잖아?"라는 전개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인 코우타는, 어떻게든 "싸운다"는 위치까지 성장시키는 게 사실 어려운 캐릭터였잖아요.
우로부치'세계관의 스트레스'라고 할까, 싸워야만 한다는 공기가 만들어졌죠. 거기에 더해, 당연스럽게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이어지게 되어서, 보는 사람도 살벌한 기분이 된 점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타케베그래도, 곧잘 '밝고 즐겁게'라느니 이야기들 하지만 라이더라는 건 근본적으로 싸우고 쓰러뜨리는 존재잖아? 라는 생각도 퍼져 있습니다. '그냥 즐거운 걸로 충분해?' 하고(웃음)
우로부치결국 일요일 아침 방송에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내용에 치중하고 녹화까지 해서 보는 사람도 있는 반면, 많은 사람들은 밥을 먹으면서 "그냥 흘러가는 영상"으로 틀어 두기도 하니까요. 그러면 그냥 즐거운 쪽이 선호받을지도 모르죠.
타케베지금은 어린아이들도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보는 시대고, 게임 등등 텔레비전의 라이벌이 되는 존재가 굉장히 많죠. 그 한가운데에서 1년간 흥미를 유지하고 방송을 계속 봐 주시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깊게 만들어서 애정을 가져 주시도록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에서, 마도카가 "그냥 존재하기만 할 뿐"이라고 책망하기도 하잖아요. 저는 그런, 보통은 전해지기 어려울 듯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그리시는 부분 때문에 우로부치 씨의 각본을 좋아하고, <가이무>도 그런 섬세한 묘사에서 보여지는 캐릭터끼리의 관계성 면에서, 우로부치 씨가 아니면 쓰지 못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시청자 중에서는 "우로부치 작품 치고는 <가이무>에서는 사람이 별로 안 죽었다" 라는 의견도 있는 것 같던데요.
우로부치뭐, "죽이는" 것만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건 좋은 일은 아니라고 저도 생각하기 때문에. 작품 자체가 더 호러나 괴기 성향이 강했다면야 "아, 그건 죽여야죠" 식이 됩니다만(웃음).
타케베그러니까, 우로부치 씨에 대한 오해라니까요! 사람이 죽는다거나 잔인하다거나 하는 얘기는. 또 <마도카☆마기카>의 이야기가 됩니다만, 마녀가 되어 버리는 전개도, 좋아하는 남자애가 있어서, 그 애를 위해서 마법소녀가 되었는데……라는 과정의 드라마에 시청자가 매료되는 것일 뿐이고, 결코 "죽는다"는 부분 자체로 호응이 나오는 게 아니란 말이죠?
──끝나고 나서 보면, 그래야만 하는 최소한의 사람만 퇴장한 느낌이네요.
타케베미츠자네도 처음에는 1쿨을 남기고 퇴장할 예정이었습니다. 자멸하는 방식으로.
우로부치자멸이라고는 해도, 코우타가 마지막 설득으로 체념시키는 느낌을 생각했지만요. 역시 마지막 선을 넘어 버렸다는 느낌으로. 하지만 이 부분도 쓰는 도중에 달라진 부분 중 하나인데, 미츠자네가 사라져 버리면 뭔가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어서.
타케베중반의 비교적 빠른 시점에서 "이대로 미츠자네가 죽으면 안 되겠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라고 말씀해오셨죠.
우로부치초기의 인터뷰에서 답변드렸었습니다만, "악의 힘을 정의로 바꾸어 가는 것이 <가면라이더>의 테마죠"라는 저 자신의 말을 반추하고 있는 동안, 미츠자네가 지니고 태어난 '악인의 감성'이라는 것도 일종의 재능이고, 말하자면 가면라이더의 벨트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힘을 쓰는 길을 바꾸어가는 것도 괜찮겠구나 하고. 미츠자네는 어린 캐릭터이기도 해서, 그 악인의 감성을 목적의식을 갖고 사용하기보다 오히려 힘에 겨워하고 있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들고부터, 그 재능을 다른 방향으로 향함으로써 어엿한 가면라이더가 되는 것이야말로 '변신'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가이무>의 전체적인 테마에는 '사람은 변할 수 있다'가 있습니다만, 그 주제를 마지막까지 밀어붙이려면 "변하지 못했답니다"라는 이유로 무너지는 인물은 최소한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확실히, 시드나 료마는 변하지 않은 채로 무너졌죠.
우로부치카이토도 그 나름대로의 정의를 관철하는 일을 통해 파멸하는 타입의 캐릭터로 하자는 점은 꽤 초기 단계에서 정해져 있었습니다. 한편 미츠자네는 "대체 나는 뭘 하고 싶었던 거야"라며 통곡하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습니다만,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움직인 결과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를 알 수 없게 되는 인물이니, 이건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고……. 그래서 처음에는 미츠자네가 시드를 죽이는 시점부터 점점 추락해갈 예정이었습니다만, 그 예정은 그만둬도 될까요? 하고 제 쪽에서 먼저 제안을 드렸습니다.
타케베우로부치 씨께서 곧잘 "보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라는 말을 하셨죠. 그런 면에서는 사실 굉장히 제대로 된 아동용 방송이었습니다만(웃음).
우로부치"아이들을 위해"라고 해도, 꼭 교육적인 내용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이것도 텔레비전에서 무엇을 추구하느냐의 문제입니다만, 보호자님들의 입장에서는 '딱 30분이라도 애들이 가만히 있어 주면 아무래도 좋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런 분들께 있어 자극적인 내용은 '내가 모르는 부분에서 뭔가 쓸데없는 내용이 지나갔구나' 하는 반응이 되어 버리기도 한단 말이죠. 하지만, 일단 내용이 있는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한 시점에서, '아무것도 없잖아' 라는 상황은 피하고 싶어집니다. 그 한 대안으로서 <가이무> 같은 작품을 남겨 두고 싶었습니다.
──우리 세대보다 아동용 방송에 섞여들어 있는 '트라우마작품'에서 세상의 잔혹함을 배우는 경우도 있었죠.
우로부치"세상은 잔혹하지 않아! 나쁜 사람 같은 건 없어!" 같은 교육방침을 가진 가정도 있습니다만(웃음). 그래도 부모가 (작품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보여주지 않으면 그만이니까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
──'가장 인상에 남은' 에피소드를 굳이 한 화만 꼽는다면 어느 부분이신가요?
우로부치저는 료마가 절명하고 카이토가 변신하는 43화입니다. 그 화에서는 묵직한 대사도 썼고, 료마도 좋아하는 캐릭터였으니, 쓰면서 즐거웠습니다. 거기다, 그 화에서는 카이토를 근사하게 그려낸 부분이 많았죠. 드디어 멋있는 장면이 나왔다구요, 정말! (일동 웃음)
타케베그 부분에서는 스탭분들도 캐스트분들도 정말로 신나서 일했습니다. 그 다음의 화에서는 코우타가 울면서 과실을 베어무는 이별 신이라거나, 좋은 장면들이었죠. 사노 (가쿠) 군은 입장상,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이야기한 적도 있었습니다만, 크랭크업 때는 울음을 터뜨렸고……. 그때 우로부치 씨도 현장에 계셨습니다만, 젊은 배우가 그렇게 24시간 365일 동안 전심전력으로 배역을 소화하는 것은 드문 일이니까요. 거기에 "사람은 바뀔 수 있어"라고 이시다 감독께서 말씀하셨었죠. 커리어가 있는 사람이라면 '일하면서 보낸 1년'일지도 모르지만 아직 젊은 사람에게는 '인생의 고비인 1년'이니, 그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자립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이 일의 묘미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두 분에게 있어 <가이무>는 어떤 작품이었나요?
우로부치뭐, 말하자면 '실험작'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어프로치로 1년을 보낸 면이 큽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결코 베스트라는 방식으로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이렇게 1년을 달성했으니 이 다음부터는 어떤 도전이든 할 수 있겠구나 하고. 가능성을 나타내는 일로써 적어도 <헤이세이 라이더>라는 시리즈에 대한 폐색감 같은 것은 불식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우로부치 씨께서 이렇게까지 다른 필드에서 오셨다는 점이 큰 요인이겠죠.
타케베이제는 그런 분들의 힘을 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일단 우로부치 씨께서 마지막까지 써 주신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봅니다(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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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체 이런 제작방식으로 헤이세이 라이더가 어떻게 지금까지 굴러온 건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저는 정말로 기적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2. 토에이의 누구도 우로부치를 말릴 생각이 없었구나..... 그.... 그래..... 니네가 언제 뭘 말렸냐... 와장창
3. 그래도 아동 시청자들을 생각하기는 했네요 (오열) 생각한 게 이 정도인가 (오열) 뭐 그래 우로부치는 나름대로는 정말로 많이 자중한 모양이다... 컷해 주지 않은 스탭들이 문제지.... 프로듀서가 아주 여러 의미로 의욕적이었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