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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에 <얼굴을 마주하는 예의>라는 단편을 썼습니다.
어떤 작품에 대한 2차창작이라고 해도 그 글은 제 것이고, 2차창작에서 쓴 이야기는 제가 좋아하는 작품과 캐릭터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모두 저 자신에게 보내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때 '기억하고 이어받아 살아가는 예의'라고 책의 뒷표지에 적었습니다. 제게는 과분한 문장인데도, 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응원을 받아서인지 참 쉽게 써져서, 미래의 저에게 보내는 약속으로 여기고 그대로 새겨넣었습니다.
제가 적은 그 문장에 당당한 사람이 되어야죠. 그게 제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에 대한 예의고, 저 자신에 대한 예의이기도 할 겁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주제에 생색만 내고 있어 참담하지만, 적어도 여기서 더 뒷걸음질치지는 않고 싶습니다. 겁 많고 연약해도 기억에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기억마저 포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